한국의 멋, 세계로 물들인 오태환 화백을 찾아

2023. 7. 19. 16:08언론

한국의 멋, 세계로 물들인 오태환 화백을 찾아

                                                                                                           밀양신문 [2008-01-08 오전 10:05:00]  황규열

⊙오태환 화백을 찾아

 

 누구나 가슴에 한 개 쯤의 별을 달고 살아가게 마련이다. 나의 생명처럼 아끼고 소중하게 간직한 꿈이란 별이다. 나의 재능, 나의 직업, 나의 전문성 등을 세상에 펼쳐내고 싶은 간절한 별인 것이다.  시대적 상황과 만남의 기회와 더불어 찬란히 그 빛을 발하거나, 홀로서기로 정말 힘겨운 땀방울을 섞어 더욱 아름답게 빛을 발하기도 하고, 동력을 잃고 좌절의 늪으로 빠져들어 그대로 시들어 버리고 말기도 하는 것이 바로 이 꿈이란 것이다.  50의 나이에 그 꿈의 정상을 위해 오늘도 밤과 낮을 잊은 채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는 예술인이 있어 2007년의 끝자락에 그를 찾았다.

  삼문동 소방서 맞은편 길을 조금 내려서니 대한민국 미술대전 연속 2회 특선 그리고 국전 심사위원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아담한 크기의 화랑이 자리 잡고 있다. 동방화랑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주인은 잠시 자리를 비운 듯 가수 남인수의 노래가 경음악으로 흐르고 작업 중이던 그림 한 폭이 불청객을 반긴다. 기척을 느끼고 안쪽에서 가식도 꾸밈도 없는 순수한 표정의 한 남자가 잔을 든 채 나온다. 그가 바로 이 화랑의 주인인 오태환 화백이다.  언제나 섬세한 붓끝으로 아름답고 신비로운 색채를 탄생시켰을 그의 손을 잡으니 따사로운 온기가 전해온다.  


⊙그는 누구인가?

  지나간 먼 흔적들을 접어두고 가까운 어제의 그를 돌아보자.

  1958년 밀양에서 출생하여 밀양을 지켜온 그는 한국미술협회가 주최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제21회 2002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의 영예를 안아 전국의 화제가 된 바 있는 인물이다.

  2001년 입선에 이은 특선은 전국의 예술인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2003년 5월 27일부터 6월 1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한국의 멋' 작품전을 개최하여 수많은 예술인들의 눈길을 모아 또 한번 밀양미술인의 위상을 최고봉에 올려놓았다. 

  한국의 멋 대구전에 전시한 작품은 민족적, 역사적인 테마를 주제로 한 신라의 기마인상, 고배, 와랑, 토기, 수레의 바퀴, 귀면과 반가사유상 등의 각종 불상, 밀양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에서는 영남루 등의 주옥같은 작품들이였다.

  그는 또 제22회 2003대한민국 미술대전에 구상부문 총 1,375점이 응모된 가운데 「한국의 멋(정기)」이라는 작품으로 출품해 2년 연속 특선의 쾌거를 안게 된다.   지역 미술계를 꾸준히 지켜 온 그가 밀양 미술의 자존심에 새로운 역사를 남기게 된 것이다.

  2004년 5월 24일부터 29일까지 부산시청 제1전시실에서 ‘한국의 멋 부산전(제7회 개인전)’을 열어 내방객들로부터 대단한 관심과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다. 아득한 옛 조상의 흔적을 담은 토기와 불상, 와당, 귀면와 등을 작품으로 담아 한국의 멋이란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던 것이다. 

 

  또 2005년 한국 미술계를 마무리하는 제24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심사에서 구성무분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심사를 맡았다. 

  국전에서 심사를 맡은 밀양인은 동아대 교수로 재직 중인 이두옥 교수에 이어 두 번째이자 밀양에서 거주하는 밀양인으로는 처음이다. 또 다시 밀양예술의 역사에 한 획을 보탠 것이다.

  열 한번째 개인전 ‘한국의 멋 서울전’으로 인사동 하나로 갤러리에서 2007년 4월11일부터 24일까지 14일간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여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예술인을 감탄에 젖게 만들었다.  

   민족적·역사적인 테마에서 역사속의 영감과 이미지를 리얼하게 표현하고, 다양한 질료를 자유분방하게 구사하면서 동·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그의 작품 세계에 예술인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 미술계에 우뚝 선 그는 아직도 목마름에 몸부림치고 있다. 그의 꿈은 결코 그것으로 끝날 수만은 없다는 것. 그는 이미 세계의 무대로 향하고 있는 자신의 가슴을 발견하고 설렘과 도전에 빠져들었다.

⊙터키에서 이룬 쾌거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2일까지 터키 CONTEMPORARY ISTANBUL ART FAIR에 작품을 전시하여 세계 예술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곳에 참석한 세계 74개 갤러리 300여명의 예술가와 5만여명의 관람객은 한국의 멋을 주제로 한 가장한국적인 그의 작품에 매료되고 말았다.  전시된 작품 외에 안내책자를 통해 작품을 주문하는 등 그의 작품에 대한 관심은 평범한 전시 수준을 뛰어넘고 있었다.  특히 그곳의 최고 재벌로부터 궁전의 벽화를 그려 달라는 부탁을 받아 프랑스 전시가 끝나는 5~6월경 착수할 예정이다.  궁전벽화는 약300호쯤의 작품으로 1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대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을 향하여

  독일 칼스루에 국제 아트페어에 대한민국 작가로 초대 받아 2월 27일부터 3월 3일까지 5일간 세계적인 작가들과 함께 한국의 멋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독일 칼스루에는 역사적으로 오래된 아트페어를 제치고 지난해 세계 4대 국제아트페어로 부상한 세계 10대 문화도시 중 하나이다.
  이러한 국제적 행사에 한국의 작가로 초대 받은 것만으로 그의 작품은 이미 세계의 미술계 거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또 한번 세계 속에 미술작품을 통하여 한국의 멋을 심게 될 쾌거룰 앞두고 설레임에 젖어있다.    물론 그의 열정과 꿈을 향한 도전은 여기에서 머물지만은 않을 것이다.

 ⊙프랑스를 향한 꿈

 프랑스 파리 대통령궁이 있는 89(상제리제거리)의 프랑스 명문 화랑인 EVERA 화랑에서 세계적인 거장들과 함께 초대 받아 30여점의 작품을 전시하게 된다. 4월 18일부터 28일까지 전시될 이곳 화랑에서도 한국의 멋을 주제로 한 그의 화려한 작품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 파리를 한국의 멋으로 채워 흔들기 위해 매일 새벽 2시를 넘기며 작품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오태환 화백은 이 전시가 끝나면 터키의 궁전벽화를 위해 또 다른 작품 여정을 떠나게 될 것이다.

  세계를 향한 그의 열정과 피나는 노력에 많은 밀양인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멋을 구사하는 그의 작품과 더불어 그의 성과는 대한민국은 물론 우리 밀양의 자랑이자 자존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역사를 기대하며...

  그가 계획하고 있는 세계무대를 그리다보니 어느새 손에 든 잔이 싸늘하게 식었다. 한 모금 입술을 적시니 그제서야 처음 들려오던 경음악이 다시 귓가에 포근히 맴돌아 앉는다.

  돌아보니 여기저기 음반과 각종 축음기와 진공관 전축들이 박물관처럼 진열되어 있었다.

  그는 옛 노래의 애호가이자 수집가로 개인 소장가로서는 전국 최고로 알려져 있다. 지금 남인수의 노래가 흐르는 것은 그가 남인수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이란다.

  2006년 직접 가수로 데뷔할 정도로 그의 옛 노래에 대한 열정 또한 미술 작품에 못지않았다. 남다른 열정과 집중력, 그만의 특별한 고집은 역시 타고난 천성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크지 않은 화랑 속에서 저처럼 세계를 향한 꿈과 열정으로 꿈틀거리는 작품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하염없이 큰 무게로 다가와 문득 현기증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떠나며 잡은 그의 손길엔 여전히 따스한 온기가 전해온다. 

  세계를 놀라게 하는 한국의 미술가로 그의 꿈이 찬란한 빛을 발하게 되기를 소원해본다.

  우리 밀양의 미술계에 또 다른 역사가 쓰여 질 그날을 우리는 기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