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1. 19:18ㆍ전시
오태환 한국의멋-대구전 2
우길주 ( 라인강)
한국의 멋-갓바위 소견
대구 갓 바위 부처님이군요.
사람들에게 복과 행운을 나눠주시느라 우리 부처님도 바쁘시겠습니다.
세월의 이끼가 덕지덕지 낀 화면은 인간이 빼앗아간 욕심들 만 같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은 그 푸짐한 몸집과 변함없는 표정으로 앞으로도 시혜의 자국을 더 많이 남길 것 같습니다.
나찰인가요? 그런 세월의 이미지를 가로 막고 사람들에게 방패막이를 하면서. 정통 적인 인물 표현 구도에 충실 합니다
한국의 멋 -정기 2003-3
이번에는 엽전과 옷장에 다는 백동 장식 쐐기, 그리고 손잡이군요. 가만 보면 어떤 흐름 - 녹, 또는 세월 - 이 오른쪽에 보이지만 어쩐지 화면 구도가 불안한 느낌입니다. 비슷한 속성에도 불구하고 직선 이미지의 백동과 둥근 엽전의 불안정한 대비, 그리고 세월 속에 침범하는 푸른 녹! 작가는 우리에게 민족의 정기를 역설적 구도를 통해 강렬하게 풀어 보였을까요? 그야 리는 미술 작품을 보는 눈이 없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한국의 멋-정기 2003-4
모래 같은 굵은 가루를 이용하여 와당과 바탕 벽 표면의 거친 질감이 잘 드러났습니다. 긁힌 자국도 선명하고. 이런 걸 보면 그림을 표현하는 재료는 얼마든지 널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거친 화면의 꽃은 입체적입니다. 이제 막 꽃눈을 벌리고 개화하는 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낡은 고택 담벼락 너머 백목련 나무에서 피는 꽃의 이미지를 쫓아가 볼 까요
한국의 멋-정1 2003
추억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세월의 뒤안으로 연결하는 아이콘은 이제 급격히 사라졌지만 얼마 전까지 우리들 곁을 지키던 자질구레한 것들이군요. 무엇보다 화면 구성이 돋보입니다. 책과 白銅 담배 갑이 좌와 위로 배치되고 호롱불과 엽전이 오른쪽과 아래에 자리합니다.
좌우와 아래 위는 물론이고 거리까지 기막히게 等價의 중량으로 계산되었군요. 長竹은 그런 균질을 제어하는 도량형의 역할을 하고. 예전 밤새 검게 그을린 호롱을 씻는 당번은 주로 제가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엽전은 2개를 겹쳐서 한지를 씌워 제기를 만들면 아주 부드럽고 도타워서 2백 개 쯤 차기도 했습니다 . (잘 차지요. 두발, 한발, 양발 등...)
한국의 멋-정2 2003
이 그림은 꼬장꼬장한 노인과 선비의 상징을 책과 장죽으로 표현했군요. 이런 소재는 화면 해석을 잘못하면 풀어지기 쉬울 것 같습니다. 같은 좌하우상의 장죽과 책인데도 시선의 긴장이뿜어져 나오는 것은 길이와 넓이의 극단적 대비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배경의 짙은 어둠도 그런 역할을 하고. 길고 예리한 담뱃대와 주인의 손때와 정성이 돋보이는 책에서 그런 선비의 예리함을 느낄 수 있는 건 저 만의 마음은 아닐 겁니다. 아래 <정 1>과 비슷한 주제가될 것 같은데도 따로 그린 걸 보면 작가는 그런 선비 정신을 그리워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국의 멋-향 2002
작은 구유통 인가요? 노란 소국과 하얀 소국이 구유와 어울려 정밀한 구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국화 2송이엔 구유도 그림자로 균형을 맞추는군요 그 보다는 노란 소국이 구유 위로 표현되어 훨씬 생동감이 살아납니다. 흐름을 이루는. 향이라기보다는 어느 시골구석에 소담스레 놓여 있는 작은 풍경 같은 잔잔한 아름다움이 돋보입니다. 구석에 숨어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이런 작은 것들에서 停態的인 미의 근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의 멋-국화와 토기 2003
삼각형 구도로 화면의 안정을 이루었습니다. 뚜껑까지 있는 토기에 비례하여 국화를 2송이를 이층으로 배치하고. 하지만 이 그림의 주제는 그림자 속에 국화를 배치하여 도드라지는 꽃잎으로 시점을 집중시키는 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충분한 여백과 함께 靜肅을 이야기하면서도 작가는 무언가를 말하는군요. 아마 뒤집힌 붉은 꽃은 그런 작가의 언어가 아닐까요?
한국의 멋-국화와 도자기 2003
아래 그림들과 같은 주제의 그림입니다. 여기서도 그림자의 역할이 중요하군요. 다만 화면이 좀 더 칙칙해졌습니다. 꽃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일까요? 확장된 상상력으로 말한다면 꽃과 같은 마음으로 물 한 대접 나그네에게 건네고 싶은 마음이 떠오릅니다. 나그네야 물론 이런 멋과 정취를 아는 우리들 가슴에 곱게 묻어 있는 마음이겠지요. 아마 한 쪽 밝은 황토색은 그런 포근함을 이야기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의 멋-정기 2003-1
한국의 멋-메아리 2003
축음기 나팔을 쳐다보는 개의 라벨로 유명한 빅터사의 포노 그래프(?)의 나팔이 화면을 압도합니다. "신라의 달밤"과 "이별의 부산 정거장", 꼬집힌 풋사랑", 그리고 "애수의 소야곡"이 파편처럼 메아리로 춤주기도. 원색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대중적(?) 분위기의 포스터를 보는착각을 일으킵니다.
고물에서는 역사의 소리가 들립니다. 지금은 사라진. 인간은 시간 속을 여행하는 오딧세이의 숙명을 가지고 있는가요? 남인수가 헤메는 시간의 좌표는 어디쯤일까요?
오늘밤은 저 하늘 어디쯤에서 닻을 내리고 벌어지고 있을 그들끼리의 잔치를 찾아가 봐야겠습니다. 박시춘의 지휘아래 아마 남인수의 찌지직거리는 소리가 나팔에서 천둥처럼 들려올 겁니다.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찌 그리 부러운지...이상으로 한국의 멋-오태환전을 마칩니다.
며칠 동안 다른 분들이 글을 올리지 않아 게시판을 독차지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어느 분께서 올리실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워서... 다른 팁이 있었으면 게시판을 전횡하지 않았을 겁니다.
나름대로 감상이나 해석을 했는데 여러분들의 이해를 바랍니다. 미의 본질은 제각각 다르고,수용 방식이나 감수성도 다양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한 시점에서 함부로 지껄여봤는데 이해해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특히 오태환님께 미안합니다.
오태환님의 작업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술을 한잔 하며 많은 이야기들을들었으면 합니다
요즘은 글이 참 써지지 않는군요. 상상력보다는 전설과 운명, 그리고 인생이란 거대한 코드가 현대에서 살아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녁에는 술에 빠져 살고. 이 밝은 세상에서 입니다. 하하!
하지만... 참고로 같은 제목으로는 5개 이상 올려지지 않아 제목이 혼란스럽게 올라간 점 사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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