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6. 01:15ㆍ기타 이야기 글
나이스 가이 오태환
라인강
지난 주 「제 7회 오태환 - 한국의 멋 부산전」이 부산시청 갤러리에서 열렸습니다. 존경하는 오화백님의 전시회가 제가 사는 지역에서 열리는데 당연히 가봐야겠지요. 그 날 화백님과 전시 그림들을 보며 많은 인상들이 머리를 스쳐갔지만 그날따라 <나이스 가이>라는 말이 강하게 어필됐습니다.
나이스 가이!
젊고, 멋이 넘치며, 그러면서도 스스로 멋진 길을 닦아나간다는 의미가 이색적인 그 언어 속에 담겨있다는 생각입니다. 그야말로 멋진 사나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십시오. 젊은 사람의 셔츠와 빵모자(?)가 바로 나이스 가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마 오화백님은 현재의 위치에서 머물지 않고 앞으로도 젊은 약동의 모습으로 무한한 화필의 세상을 엮어갈 것입니다.
하지만 미래는 고사하고 저는 오화백님의 현재의 세상조차 잘 알지 못합니다. 오화백님이 세상을 보는 렌즈를 어디에 두고 있으며 어떤 마음으로 그 초점에 천착하고 있는지를. 더욱이 그림이라는 난해한 세상은 별천지로서 우리 같은 사람들의 접근을 감히 허락하지 않는 고급한 예술이라는 생각입니다.
화면의 선과 색, 그리고 구도와 여백이라는 형이상학적인 양식에 심어논 작가의 情動, 개인의 내면에서 고집스레 엮어낸 관념들은 미혹한 우리들에게 엄청난 압박을 줍니다. 그에 비하면 낭만 시절 누구나 맛본 시나 소설, 혹은 음악 등의 예술 양식은 보편적 감성을 풀어주며 차라리 훨씬 부담을 적게 준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어의 함축이나 운율에서 오는 신호, 또는 음의 고저와 강약, 멜로디 등에서 받아들이는 감정은 본능적이면서도 익숙한 체계가 작용을 하지만 그림은 워낙 정교한 장치로서 느낌을 함부로 말하기도 꺼려질 정도지요. 회화는 가장 세련된 지적 창조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굳이 이런 글을 쓰는 까닭은 오화백님의 그림들에서 무언가 가슴 안으로 솟아나는 샘물 같은 이미지들이 졸졸거리는데 그런 의미들은 미혹한대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아닐까 싶어서입니다. 아마 저의 이미지들에 다른 분들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그 인정 위에서 오화백님의 세상을 조금이나마 추출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전번 대구전 때 함부로 글을 쓴 적도 있어 이왕이면.
진작 올렸어야 했는데 요즘 몸이 많이 좋지 않군요. 병원엘 갔다오면 녹초가 되어 그저 드러눕기 바빴습니다. 이것저것 함부로 가져온 상식들로 채웠지만 부끄러움 이전에 오화백님의 작업에 경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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